인도 야당들이 유권자 사기 의혹과 관련해 선거관리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델리 대법원으로 행진하고 있다.
델리에서 이어지는 일련의 시위 가운데 가장 최근의 시위로, 수도에는 수천 명의 보안요원이 배치됐고 도로에는 바리케이드가 설치됐다.
주말에 콕로치 자나타당(Cockroach Janata Party) 압력단체가 시위를 열려 했지만, 시위 참가자 수천 명이 연행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야당들은 갸네시 쿠마르 선거관리위원장 재임 중 인도의 유권자 명부가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인민당(BJP)에 유리하도록 조작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선거관리위원회와 BJP는 모두 이 주장을 부인했다.
야당 의원들은 수리야 칸트 대법원장에게 의견서를 제출하려 하지만, 칸트 대법원장은 ‘몇 가지 이유’를 들어 면담을 거절했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그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해당 서한을 인용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야당이 제기하려던 쟁점 가운데 일부가 법원에 계류 중이라고 지적했다. BBC는 이 서한을 확인하지 못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모든 인도 시민은 법원에 찾아올 권리가 있으며, 우리는 그들의 우려를 듣고 법에 따라 마땅히 주어져야 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라훌 간디 하원의원은 “모든 야당과 시민사회 단체, 민주주의를 믿는 모든 이들”에게 월요일 행진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월요일 기자회견에서 자신과 말리카르준 카르게 인도국민회의당 대표가 대법원장에게 보낸 서한을 공개했다. 서한에는 쿠마르의 의혹이 제기된 행위와 논란이 된 선거인명부 개정에 대한 우려가 담겼다.
간디는 칸트 대법원장이 청원서를 제출하라고 요청했으며, 행진을 마친 뒤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델리 당국은 교통과 일부 주요 지하철역의 출입을 엄격히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델리 중심부와 행진 경로에도 보안 인력이 대규모로 배치됐다.
현지 시각 15시 30분 직전 라훌 간디와 다른 야당 지도자들이 탄 버스가 행진 출발지인 바르카캄바 로드에 도착했을 때, 수천 명이 현장에 모여 있었다. 지지자들은 깃발을 흔들고 이름을 연호했고, 간디 의원 등은 버스 창문으로 손을 흔들었다. 간디의 몇 줄 뒤에는 시위에 참여해 주목받게 된 좌파 학생운동가 네하 보라가 앉아 있었다.
몇 킬로미터를 이동한 뒤 버스는 만디 하우스라는 곳에 멈췄다. 라훌 간디와 몇몇 사람은 차량 지붕에 올라 거리 양쪽에 수천 명씩 늘어선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많은 시위 참가자가 이곳에 주차된 다른 버스들 위로 올라갔고, 일부는 깃발을 흔들며 북소리와 환호 속에 반정부 구호를 외쳤다.
지난 한 주 동안 간디를 포함한 야당 지도부 인사들은 델리 중심부에서 시위를 이끌다 여러 차례 잠시 연행됐다.
일요일 CJP는 등록된 정당은 아니지만, 쿠마르가 물러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여름에 시위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인도 연방 교육부 장관의 사퇴를 이끌어낸 CJP는 토요일 델리에서 가장 잘 알려진 시위 장소인 잔타르 만타르까지 행진하자고 촉구했다. 앞서 농성 시위도 이곳에서 열렸다.
그러나 델리 당국은 시위 참가자들이 이동해 잔타르 만타르에 도달하는 것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드는 전면적인 제한 조치를 시행했다. 열차가 취소되고 수십 곳의 지하철역이 폐쇄됐으며, 경찰과 준군사요원 수만 명이 도로에 배치돼 시위 참가자들을 연행했다.
CJP 지도부인 창립자 아비지트 딥케와 공동 간사 사우라브 다스, 아슈토시 란카는 시위에 참여하기 위해 델리에 도착하자마자 비행기에서 극적으로 연행됐다.
이들은 하루가 지나서야 풀려났다. 딥케는 할머니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갔고, 다스와 란카는 기자회견을 열어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두 지도자는 일요일 시위에는 참여하지 않았으며, 경찰에 새로운 시위 날짜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주말 동안 경찰은 언론인 여러 명을 포함해 수천 명을 연행했다가 풀어줬다. 시위 현장의 일부 영상과 사진에는 경찰이 여성 등 사람들을 강제로 끌고 가 버스에 밀어 넣는 모습이 담겼다.
BBC는 또 버스 안에서 경찰관이 연행된 시위 참가자를 뺨 때리는 장면도 포착했다. 델리 경찰은 시위 참가자에 대한 폭력 사용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국경없는기자회는 성명을 통해 인도 언론인 최소 16명이 연행된 것을 규탄했다.
이 단체는 “공익과 관련된 사건을 취재하는 것은 범죄가 아니다. 그것은 언론인의 일이다. 언론을 향한 경찰의 조치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의회당 지도자 간디는 ‘마음속에 증오나 분노가 아니라 사랑을 품고’ 평화적인 시위를 하러 나온 인도 청년들이 폭행당했다고 말했다.
니틴 나빈 BJP 대표는 야당과 CJP가 “외세의 사주를 받아” 인도를 불안정하게 만들려 한다고 비난했지만, 그 세력이 누구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